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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서비스기획자의 회고록]

[취준회고2] _ 나는 왜 서비스 기획이 하고 싶지 ?

by 수제팥앙금 2024. 3. 14.

자소서 기본 문항을 쓰려다보니, 생각이 많아진다. 이 직무를 왜 희망했었는지.

다시 적어보자.

머리 속에 있는 복잡한 생각들을 풀어내보자.

 

 

 

Q1. 지원하신 직무 분야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경험에 대해 서술해 주세요. * (전문성의 구체적인 영역(ex. 통계 분석) /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학습 과정 / 지식과 기술을 실전에 적용한 경험 / 경험의 진실성을 증명할 수 있는 근거가 잘 드러나도록 기술) (1,000자)

 

 

 

이 질문에 냅다 복수전공을 했고 ~ 서비스 기획 취업 캠프를 수강했고 ~

라고 쓰니 관심은 있어 보이지만 내가 읽기에도 딱히 재미가 없다.

수많은 자소서를 읽는 채용팀은 얼마나 눈에 안들어올까?

나의 스토리를 들려주기 위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그려지게 하기 위해서 정리해야겠다.

 

근데 잠깐, 나는 이 직무에 대해 어떤 스토리를 가지고 있지?

 


내가 이해한 서비스기획

서비스 기획은, 내가 이해한 바로서는

- 다양한 곳(소비자, 이해관계자)으로부터 문제를 수집하고 정의한 뒤

-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내부관계자들과 협력하며 문서를 통한 의사소통을 도맡아 한다.

- 협력 과정을 통해 새로운 제품이나 기능을 만들어내거나 개선하여 문제를 해결한다.

 

나는 이 일을 왜 하고 싶었지 ?

 

만들기

과거로 돌아가보자.

 

나는 만들기를 좋아했다.

어렸을 때부터 섬세하고 꼼꼼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것의 대부분은 엄마로부터 '어쩜 ㅇㅇ이는 이렇게 가위질을 잘해 ~?' 같은 칭찬이긴 했지만. (ㅋㅋ)

 

고사리같은 손으로 뭔가를 만들어내거나 오려서 꾸미고, 정리하는 것들을 좋아했다.

대학교에 와서 발표 자료를 만들 때에도 감각이 있다는 소리를 꽤 들었다.

 

플랫폼을 고안하고 발표하다

 

1학년 때 교양 수업에서 자기소개와 함께 자유주제로 5분간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다.

자유주제라니 너무 방대하고 막막했다.

교수님께서는 여러 예시를 주셨고, 어떤 프로젝트를 발표해도 된다고 하셨다.

 

어떻게 해서 이런 발표를 하게 되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때 나는 나를 사업발표회에 나온 CEO 라고 생각하고 내가 생각하는 앱서비스에 대해 발표했다.

아직도 명확히 생각나는 앱의 이름은 Bilio (빌리오) 였다.

베이킹 도구 등 드물게 사용하지만 가격은 비싸 사기는 어려운 물품들을 '빌리'는 서비스였다.

이러한 물품들을 '소유'가 아닌 '공유'해보자며 내놓은 아이디어였다.

 

꽤 퀄리티가 높았던 (아마도) 발표자료와 발표를 듣고 교수님과 학우들이 칭찬해주었다.

(교수님께서.. 도난 사고에 대해서는 어떻게 관리할건가요 - 라는 질문을 주셨을 땐 대답을 못할 정도로 미숙했지만)

 

복수전공을 선택하기 한참 전 자유 주제 발표에서, 플랫폼 서비스를 기획하고 발표했다.

물론 이 다음 다양한 해커톤에서 이것과 99% 유사한 서비스를 보고 '역시 사람 생각하는 것 다 똑같구나 - ' 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처음에 서비스를 만드는 '아이디어' 보다는 구체화하는 작업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서비스디자인공학과 : 내 서비스를 직접 만든다니 !

 

첫 발표를 플랫폼 기획으로 하고, 문제해결을 다루는 다른 팀프로젝트에서도

배달의민족을 조사해 문제를 정의하고 개선안을 발표했다.

나 이런 게 재미있네 - 를 확실하게 느꼈어서 그런지, 복수전공은 어렵지 않게 선택할 수 있었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 사람들이 느끼는 문제 해결에 '기여' 할 수 있는 제품을 IT 서비스로 만들 수 있다니 너무나 멋진 일이었다.

하나의 제품이 탄생하기까지, 아이데이션을 거쳐 주요 기능 정의, 페르소나 설정, 디자인 - 개발까지 해볼 수 있다는 게 재미있었다.

(개발은 너무 힘들었지만ㅜㅜ)

내 머릿속의 아이디어를 내 손으로 만들어 내는 게 재미가 없을 리 없었다.

하나의 제품을 만들어 보는 것도, 부족한 점을 발견해 기능을 개선해보는 작업도 재미있었다.

 

문서 정리를 통한 업무 체계화 및 효율화에 대한 흥미

서비스 측정 및 평가, 모바일서비스디자인, 서비스플랫폼디자인 등 수업을 통해 다양한 팀프로젝트를 했다.

팀프로젝트를 할 때마다 구글 문서를 만들고 노션 페이지를 통해 정리하자고 제안하는 나를 발견했다.

툴을 이용해서 체계를 만드는 것, 문서 정리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정보를 모아 한눈에 볼 수 있게 만들고, 무의미한 플로우를 제거하고 효율화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서비스 기획자로 이어지는 갈래들

만들기를 좋아해서, 내 아이디어를 디자인하고 개발하는 것도 당연히 재미있었다.

문서정리를 통해서 업무를 체계화하는 게 재미있었다.

다른 사람들을 돕는 걸 좋아한다. 내가 하는 일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면 좋겠다.

 

이런 것들이 모여 너무나 자연스럽게도 서비스기획자라는 직무를 희망하게 되었다.

 

좋아하는 걸 잘하고 싶어

이만큼 했으면 됐다고 생각했다. 남들보다 많이 준비된 줄 알았다.

서비스디자인공학과 복수전공, 멋쟁이사자처럼 웹 개발 동아리 2년, 수정광산 초기멤버 들어갔다 울면서 뛰쳐나옴(...)

 

서비스 기획자 취업캠프를 들으면서 부족한 점을 (많이) 깨달았다.

1. 내가 좋아하는 서비스 기획은 어쩌면 로망과 가까운 면만을 보고 있었다는 점.

2. 데이터에 대한 이해도가 필수적인데, 준비된 게 거의 없다는 점.

 

1번은, 아이디어를 내고 -> 냅다 시각화해서 End Picture만 만들어버리는 것에 대한 경계이다.

내가 혼자 생각했을 때 또는 아주 소수의 팀원들과 함께 했을 땐 그렇게 해도 될 수 있지만, (안됨)

 

실제 업무에서는 기능을 만들고 고도화하기까지 여러 직무의 팀원들과 문서로 소통하고 가설을 검증하고 테스트해보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렇게 중간단계에서 서비스 기획자로서 만들어야 할 문서들의 중요성, 그런 문서들을 직접 작성해보면서 얻을 수 있는 꼼꼼함을 간과했다.

 

인상깊게 봤던 '페이지콜'의 회사 소개
권태로움 속 불현듯 찾아오는 우아한 결과

 

 

페이지콜 채용 사이트

페이지콜을 만들고 있는 페이지콜 팀 소개와 채용 정보 사이트

pagecall.career.greetinghr.com

 

 

2번은, 요즘에 더욱 강조되는 데이터 리터러시이다.

빅데이터 공모전에 참가하면서, 답답함을 많이 느꼈다. 뭔가 아는 게 있어야 이 문제 (입지선정)을 어떤 방식으로 풀 수 있는지 or 다른 주제로 할지 고민이라도 해볼 텐데,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 즉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법' 자체를 모르니 과정과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았다.

공모전 참가 경험을 통해 왜 데이터를 다룰 줄 아는 능력이 중시되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뭘 해봤어야 안다. 찔끔이라도 공부 해보고, 헤매봤어야 그 만큼이 나의 영역이 되는 것이다.

 

데이터 구조, 모델링, SQLD, 파이썬 등등.. 조금이라도 해봤어야 '이건 이걸 활용해서 해결해볼 수 있겠네' 까지의 생각이 미치는 것이다.

직접 해결까지는 아니더라도, 뭔가 이걸 활용하면 될 것 같다 - 하는 감이라도 온다.

 

사실 SQLD를 잘하란 얘기는 아니다. 데이터 분석을 직접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하면 좋겠지만)
그런 스킬보다는,

내가 지원하려는 기업 > 팀에서 맡은 제품은 무엇이고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가?
해당 제품에서 리텐션 ? LTV? 어떤 지표를 주요하게 봐야 하고 그 이유는 뭘까?

이것을 말할 수 있어야 된다는 것이다.

(오강사님)

 

이렇게 크게는 두 가지가, 내가 좋아하는 '서비스 기획' 직무를 잘 수행하기에 필요한 것이다.

좋아하는 걸 잘하고 싶어서 더 공부해야 함을 깨달았다.

 

서비스 기획자의 전문성이 뭐지?

서비스 기획자의 전문성이 뭘까?

고민이 많았다. 전문성이 없는 것 아닐까? (문과의 평생 고민)

 

GPT 한테 물어보자. 

 

음 ... ㅎ

나는 이걸 보고 '다 잘해야 되는 것'이 전문성으로 보였다.

 

그렇다.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만드는 과정에서 관계자들과 소통하며 프로젝트를 관리하며,

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디자인하며 배포까지 하는 것. 

 

다 잘하는 게 전문성이다.

 

 

나는 어떤 서비스를 만들고 싶지 ? 어떤 도메인에 관심이 있지?

내가 만든 제품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중고 거래도 좋고 더 좋은 비즈니스를 하게 만드는 툴도 좋다.

 

큰 계획 없이 광고대행사에서 퍼포먼스 마케팅 인턴을 했었는데,

그때 매일 대시보드를 보고 광고 데이터를 관리하고 다운받아 정리했다. 

 

어제 오 강사님께서 '당근 그룹플랫폼실' 인턴을 준비하면서 퍼포먼스 마케터 분들을 인터뷰했다는 걸 듣고 이거다 싶었다.

인턴을 했던 경험을 살려서, 플랫폼에서 광고 솔루션을 운영하는 팀에 들어가도 재미있을 것 같다.

마케터들이 겪는 문제를 해결하고 매일매일 활용하는 대시보드 등을 개선하여 그들의 수익 관리를 더 원활하게 도울 수 있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했지만 어느덧 2달반이 지나 조금은 흐려졌었는데,

퍼포먼스 마케팅 인턴을 했다고 하니 강사님께서 '와 되게 좋은 경험 하셨네요.' 하셨다.

 

PM에 지원할 때 지표를 분석해봤다는 점을 통해 데이터 역량에 대해 어필하면 좋겠다고 얘기해주셨다.

그리고 위와 같은,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하는 SaaS 기업도 관심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고 해주셨다.

 

또, 검색광고를 기획하고 운영해봤던 경험을 살려서 검색 및 SEO와 관련한 영역도 재미있을 것 같다.

경험 때문보다는, 검색에 로그가 찍히는 것을 알게 되면서 검색창이야 말로 사람들이 진짜 궁금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이 데이터를 가지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미리 띄워준다든지, 검색결과를 최적화한다든지 하는 업무에도 관심이 있다. (화해 - 토픽 추천 같은 것들) 이제 검색의 시대는 가고 대화형 질의의 시대가 오니..^^ 물론 이를 제대로 알려면 또 공부를 해봐야 한다.

어디까지가 내가 알고 있는 것이고, 실제로는 내가 무엇이 틀린지, 어떤 기술을 활용해서 무엇을 제공할 수 있는지 등.

 

 

그래서 지금은,

 

1. 마켓컬리 등 식품을 유통하는 이커머스 (식품을 고르는 기준이 까다롭고, 재료를 비교하고 요리하는 것을 좋아해서)

2. 마케팅 솔루션 제공 (인턴 경험 기반) 

3. 검색 PO / SEO 관련 (인턴 경험 + 검색 행위 및 기록에 대한 흥미)

 

이러한 도메인에 관심이 있다.

 

하지만,

위의 도메인에 한정하여 앞을 계획하지는 않을 것이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인턴을 통해 두 가지의 흥미 분야가 생긴 것처럼,

내가 계획하지 않았던 것들을 통해서도

반드시 무언가를 배우고 - 그것들이 확실한 내 자양분이 될 테니까.

헤매고 경험한 만큼 내 영역이 될 테니까.